스타트업과 내부협상

 우리는 살아가면서 협의와 양보, 조율을 매 순간 필요로 한다. 의미상 조금의 차이가 있지만, 이것들을 묶어서 큰 범주로 본다면, “삶은 협상의 연속이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통 ‘협상은 우리 편과 상대편이 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은 옳지 않은 생각이다. 협상은 한 집단 내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이와 같은 협상을 ‘내부적 협상’이라 한다. 단순히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부터 개인적 이익이 걸린 연봉협상까지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스타트업에게 내부협상은 개념적으로 정립하지 않았더라도, 이미 매일매일 팀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현상이다. 비전과 미션을 공유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작은 이익을 나누는 것까지 모두 ‘협상’으로써 완성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부협상이 중요한 이유는, 차후에 외부협상까지 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외부 협상이 일어나기 전에 내부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야만이 우리 팀의 협상 담당자가 “나의 생각은 우리의 생각이다”라는 자신감을 갖고 협상에 임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내부협상을 무시한 채 외부협상을 진행 할 경우, 협상에서 소외된 자들의 충성도가 낮아져서 일의 비효율이 증가하고, 심할 경우 그들이 일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처럼 내부협상은 중요하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내부협상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이 발생하는 이유는, 그들이 ‘가깝기’ 때문이다.

 

 

 쉽게 생각해서, 지나가는 아저씨와 협상하는 경우와, 어머니와 협상하는 경우를 상상해보라. 분명히 느낌이 다를 것이다. 바로 친밀함에서 비롯되는 ‘기대’와 ‘감정’이 협상테이블에서 발동되기 때문이다.

이새낀 갑자기 왜 이럴까?

 

 

 스타트업 중에서도, 학생 창업자들의 경우, 공동 설립자들(co-founders)이 자신의 학교친구, 동아리친구, 엄마 친구의 아들 딸 등, 비교적 친밀한 사이일 확률이 높다. 이 친밀한 사이가 서로에 대한 배려로 발현되고, 그것이 계속 지속되면 좋겠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해지고 한정된 자원을 나눠야 하는 상황이 오면 상황은 언제나 변할 수 있다. 친밀한 사이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기대라는 것이 피어난다. 여기서 기대란 단순히 어떠한 금전적이고 유형의 보상뿐 만 아니라, 상대방의 태도, 목소리, 자세, 눈빛 등 복합적인 모든 것이 포함된다. 그 기대를 내부에서 만족시켜 줄 수 없을 때, 부정적 감정이 자기도 모르게 피어오른다. 이 감정 때문에 협상을 망치고, 관계도 망친다.

 

 친밀한 사이에서 일어나는 협상의 또 다른 문제점은 ‘준비성의 차이’에서도 발생한다. 우리가 외부인과 미팅을 하고 협상을 할 때는 최대한 모든 변수를 고려해서 ‘긴장감 있게’ 준비한다. 하지만 친근한 사람과 어떤 협상을 한다고 했을 때는

 

‘이정도면 이해해 주겠지’

 

‘우리 사이에 뭘 그 정도로 따지냐’

‘어차피 우리 모두의 이익을 위해 어느 정도 희생을 해주겠지’

 

 

 하는 말도 안 되는 기대와 함께, 그 제안을 상대가 거절했을 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 첫 제안이 거절당했을 경우, 어떤 조취를 취할 것인지에 대한 대비를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철저히 잘못된 접근법이다. 세상에 자신과 처한 상황이 완벽히 동일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팀원도 당연히 그렇다.

 

 따라서 스타트업 내에서 협상을 해야 할 경우라면 반드시 다음을 기억해야 한다.

 

1. 기대를 바닥까지 낮추기

2.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기

3.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를 취하기

4. 외부자와 협상을 하는 것처럼 긴장감 있는 태도로 준비하기(최초 제안 거절시 대안 준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