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게임중독을 공부동기부여로 바꾸는 부모 전략
    trivia 2018. 11. 6. 07:00

     

     

     재수생의 과외를 한 적이 있다.

     

     학생 본인은 영특한 아이였으나, 집안의 감시와 압박이 심한 편이었다. 그래서 더욱 어긋나고 있는 아이였다. 당시 그 학생은 하루 10시간 이상을 피씨방에서 보낼 정도로 학업을 기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학부모도 게임 중독’, ‘구제불능정도로 여기고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최후의 방법으로 학생의 아버지는 제안 하나를 한다. 바로 하루 할당된 숙제를 다 완수하면 나머지 시간은 게임을 마음껏 해도 좋다는 것이었다.

     

     당시 그 학생은 국//수 과외를 각1개씩 하고 있어서, 그 숙제만 하더라도 일주일치가 엄청나게 많은 것이므로, 하루 종일 공부를 시킨다는 것이 학생 아버지의 계산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학생은 평소 거들떠보지도 않던 공부와 숙제를 하기 시작한다. 그것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양을 엄청난 속도로, 상당히 퀄리티 있게 해낸다.

     

     

     아침 10시 이전에는 일어나지도 않았던 학생이 스스로 새벽 5시에 일어나 식음을 전폐하고 오전 내에 숙제를 모두 끝내버리고 당당히 피씨방으로 향한다.

     

     과연 무엇이 이 학생을 이렇게 바꿔놓았을까? 단순히 조건부로 하고 싶은 것을 허락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뭔가 설명력이 부족해 보인다.

     

     정확한 시기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만든 영어 지문 중에 이런 실험이 있었다.

     바로 고리에 훌라후프를 던져 고리 안으로 훌라후프가 들어가게 하는 실험이었다. 실험 대상자들은 그저 자기 자신을 가장 즐겁게 하라는 요청을 받았을 뿐이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가까운 곳에서 고리를 던지며 승리감을 느끼다가, 시간이 지나자 스스로 거리를 벌리며 난이도를 높게 만들었다. 스스로 성취감과 좌절감을 만든 것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난이도가 있을 때 사람들은 더 높은 성취감을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학생에게 주어진 조건도 이와 다르지 않지 않을까? 다만, 여기서 훌라후프를 던져서 골인시켜 성취감을 얻는 행위가 과연 무엇일까가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그것을 공부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공부를 지독히도 싫어하는 학생들에게 그 성취감은 게임’, ‘TV’, ‘맘껏 놀기등의 하고 싶은 일이다.

     

     결국 고리와 훌라후프 사이의 간격은 공부가 차지하는 것이 맞다. ‘공부라는 역경을 뚫고 게임이라는 행위에 도달했을 때 느끼는 그 짜릿한 성취감. 바로 그것이 이 학생을 공부로 이끈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triv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토밴드(NATO-BAND)의 역사(The History of Nato Strap)  (0) 2019.08.26
    Shades vs Sunglasses  (0) 2018.11.11
    코스피와 미국 정치관계  (0) 2018.10.26
    아르바이트(알바)의 어원  (0) 2018.10.23
    택시파업을 보고  (0) 2018.10.18
Designed by Tistory.